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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예(Craft)

독일 베를린의 유니크한 소규모 박물관 - 사물 박물관 (Museum der Dinge)

by 학쓰 2022.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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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제품 디자인과 디자인 역사를 좋아한다면 꼭 가봐야 할 곳!

베를린에는 175개가 넘는 크고 작은 박물관과 미술관들이 존재한다고 한다. 그 많은 박물관 중에서 재방문할 만한 곳은 몇 군데 없을 것이다. 오늘 소개할 박물관은 작지만 내용이 재미가 있어서 이때껏 두 번이나 갔지만 앞으로도 기회가 생기면 재방문하고 싶은 베를린의 프로덕트 디자인 관련한 소장품들이 있는 사물 박물관 (Museum der Dinge, 무제움 데어 딩에)라는 곳이다. 베를린에 방문해서 조금 시간이 남거나, 제품 디자인과 디자인 역사를 좋아한다면 꼭 가볼 만한 곳이다. 최근에 갔을 때는 2022년 2월 말이라 조금 늦은 감이 있는 기록임을 감안하고 읽어주시길.

방문시간은 작은 박물관이라 2,3 시간 정도를 생각하면 적당할 것 같다.

 

Museum der Dinge는 산업적 상품 대량 생산이 특징인 20세기와 21세기의 제품 문화 박물관이다. 기관의 핵심 전시품은 독일 공작연맹(Deutscher Werkbund)의 아카이브다. 1907년에 설립된 예술가, 산업가, 문화 정치인들이 모인 협회는 20세기 초 유토피아적 문화 경향의 일부로 삶의 개혁을 목표로 했다고는 하나, 독일 공작 연맹의 초기 설립 목적은 세계 시장에서 독일 기업의 경쟁력을 향상하기 위해 설계 전문가와 제품 제조업체의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이었다. 전통 공예와 산업적 대량 생산 기술을 통합하여 독일을 영국 및 미국과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려는 국가 후원의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Vom Sofakissen zum Städtebau"(소파 쿠션에서 도시 건설까지)라는 모토는 관심 범위를 나타낸다. Werkbundarchiv – Museum der Dinge는 이 Werkbund 전통의 일부이며 현대적 해석 및 반영에서와 마찬가지로 물질적 보존 및 과학적 문서화에서도 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전체적인 인상은 이렇다. 길쭉한 공간에 나무 캐비닛들이 쭉 늘어서 있고 소장품들이 위아래로 가득 들어가 있어서, 뭔가 오타쿠적 느낌보단 뭔가 할아버지의 오래된 장롱 안쪽을 들여다보는 느낌이랄까.. 장기적으론 캐비닛을 바꾸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소장품은 정말 어디서 이런걸 다 구했을까 하는 물건들도 많다. 지금도 흔히 볼 수 있는 유리잔부터 바우하우스 시절 물건들까지.. 물건들 분류도 주제, 색깔, 제작 기술, 소재, 시대 등 다양하게 나뉘어 있어서 각각의 전시장을 보며 시대상을 유추해보는 재미가 있다.

 

 

 

 

특별 전시의 전시품 중 하나였는데 오토바이 디자인이 너무 아름다워서 찍어왔다. 1967년에 Karl Clauss Dietel, Lutz Rudolph에 의해 디자인되었고, 제작사는 VEB Fahrzheug und Jagdwaffenwerk Ernst Thälmann, 모델명은 Mokick S50이라고 하고 찾아보니 50cc 급 스쿠터라고 한다. 오토바이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클래식한 디자인이 너무 이뻤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5.25 인치 디스켓. 너무 정겨워서 찍어보았다.

브라운 사의 옛 자동면도기 기기들.

 

 

 

전기 토스터들. 이렇게 모아놓으니 생명을 갖게 된 듯 이쁘게 생겼다.

 

본격 장난감 섹션에 있던 다양한 장난감들. 장난감들도 어느 정도 시대별로 구분해 놓아서 시간여행을 떠난 느낌이다.

전쟁 관련 물건들도 상당수를 차지한다. 특히 2차 세계대전 때 물품들도 많은데, 프로파간다 목적으로 한 ㅎㅌㄹ 관련 상품들도 엄청나게 많이 수집해놓았다. 차마 여기에 올리지는 못하겠지만..

전쟁이 끝난 후 수없이 생산된 독일군 철모들은 다시 수집되어 재가공되어 주방기구로 변하는 운명을 맞이했다.

주방기구 치고는 엄청 무거울 것 같음.  

 

황동제 포탄 케이스나 탄피들도 역시 수집, 재가공되어서 생활물품으로 탈바꿈되었다. 

전쟁과 장난감. 순수한 어린이들을 위한 순수하지 않은 의도로 제작된 장난감들을 보면 왠지 서글퍼진다.

밑에 살짝 보이는 2차 대전기의 ㅎㅌㄹ 쿠션...

 

1차 세계 대전 시절 물품들.

이상 베를린의 사물 박물관을 알아보았다. 상설 전시는 이런 분위기이고 특별전시는 주기적으로 바뀌니 시간이 허락한다면 전시장 가장 안쪽으로 들어가면 관람할 수 있다.

독일 산업, 제품 디자인의 역사와 슬픈 현대사를 통과해온 물건들을 보며 타임머신을 탄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내가 올린 사진들은 내 취향에 따라 정말 일부분만 추려서 올린 것이고 가구, 옛 소형 전자기기 훨씬 더 많은 소장품들이 존재한다.

거대한 박물관들 사이에 이런 반짝이는 작은 박물관들이 있기에 베를린이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위치

Werkbundarchiv – Museum der Dinge

Oranienstraße 25 D-10999 Berlin

Telefon: +49 (0) 30 / 92 10 63 -11

Fax: +49 (0) 30 / 92 10 63 -12

 

https://www.museumderdinge.de/

입장료와 할인정보

화, 수 - 휴관

월, 목, 금, 토, 일 - 12시에서 19시까지

 

일반 6유로

할인 4유로

18세 이상 학생. 한국에서 국제 학생증을 만들어 오셨으면 할인받을 수 있을 듯.. 

무료입장 - 18세 이하 학생. 역시 신분증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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