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생활하다 보면 우리나라랑 많이 다르구나 하는 문화들이 많다.
오늘은 가볍게 (?) 몇 가지 짚어볼까 한다.
1. 코 훌쩍거리기 금지

개인적으로 처음 독일에 왔을때 가장 적응이 힘들었던 문화 중 하나였던 것 같다. 나는 비염이 있어서 콧물이 흐를 때가 많은데, 한국에서는 코를 풀거나 재채기를 하는 게 눈치가 보여서 오히려 훌쩍거리는 게 습관이 됐었던 것 같다.
하지만 독일에서는 코 훌쩍거리는게 오히려 눈치 보이는 행동이고 차라리 식사자리, 회의, 학교 수업 중이라도 휴지를 사용해 코를 풀어버리는 게 예의이다. 독일 사람들은 반복되는 소리를 아주 거슬려하는 경향이 많은데, 주위에 코 훌쩍거리는 사람이 있으면 저 사람이 휴지가 없어서 그렇겠거니 하고 모르는 사람한테도 휴지를 건네기도 한다. (아니면 코 풀라고 눈치를 주는 것 같기도 하고.. 나도 두어 번 당한 기억이 난다...) 이런 문화가 있다 보니 여름이면 꽃가루 알레르기로 코를 자주 흘리는 나 같은 사람들은 드럭 스토어에 파는 티슈들을 사서 항상 챙겨서 다니게 되는 습관이 들어버리게 되었다.
2. 재채기와 Gesundheit!

생리현상과 관련된 문화차이가 많은데, 이어서 기침, 재채기이다. 코로나 판데믹 이후로 단순한 알레르기 증상들도 굉장히 눈치 보이게 된 생리현상이 기침과 재채기이지 않을까. 그래서 그런지 독일 사람들도 조금 더 기침과 재채기에 민감해진 것 같다. 코로나 전만 하더라도 그렇게 에티켓이라고 느끼진 못했는데,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을 때, 이제는 점점 기침과 재채기를 할 때 티슈나, 팔 관절(?)에 하는 드라큘라 재채기가 에티켓으로 자리 잡혀가고 있다.
그리고 재채기를 하면 주위 사람들이 항상 Gesundheit! (게준트하이트) 라고 외쳐준다. 단어 자체의 뜻은 건강이라는 명사이지만, 의역하자면 건강 조심하세요 라는 뜻이다. 영어에 Bless you!라고 말해주는 것에 대응하는 독일 버전의 문화이다.
너무나 넓게 퍼진 문화인만큼 역사도 오래됐다고 추측되는데, 중세시대에 흑사병으로 고통받던 시절에 생긴 문화라는 설이 있다.
익숙하지 않다고 아는 사람이나 동료, 친구가 재채기하는데 Gesundheit 라고 말해주지 않으면, 좀 많이 차갑고, 사회적이지 못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심지어 길 지나가던 사람이 재채기를 해도 게준트하이트라고 말해주기도 하는데, 그러니 독일 친구들이 재채기를 하면 자동 반사적으로 튀어나올 수 있게 반복 연습해보는 건 어떨까?
* niesen l 재채기하다
3. 생일 미리 축하금지
생일이란 모두에게 기쁜 날일 것이다. 하지만 독일엔 이런 날마저도 지켜야 할 게 있으니.. 독일 사람들은 그 사람의 생일날 전에는 절대로 미리 축하를 하지 않는다. 그 사람의 생일날 미리 축하를 하는 일은 불운을 가져온다고 생각한다. 물론 미신임은 틀림없으나, 정말 이 미신은 철두철미하게 모두가 지키는 것 같다. 나도 이걸 몰랐을 때 친구 생일을 미리 축하한다고 말했다가 독일에서는 미리 축하를 하지 않는다며 핀잔을 들은 기억이 난다. 뭔가 역사적 맥락이 있을 것 같은데, 아직 정확한 이유를 찾지는 못했다. 하지만 같은 독일어권인 오스트리아에서는 생일 전에 축하나 파티를 하는 게 괜찮다고 하는 것 같은데, 정말 독일 안에서만 통하는 미신인 것 같기도 하다.
친구 생일은 당일 00시가 지나면 축하해주자!
* der Geburtstag l 생일
* der Aberglaube l 미신
4. 팁 문화
우리나라에 없는 팁 문화도 적응하기 힘든 문화중 하나일 것 같다. 게다가 돈에 관련된 것이니, 좀 껄끄럽기도 하고 아깝기도 하고 애매함이 있다. 이때까지 살면서 팁 문화는 그렇게 어렵지는 않은데, 아무래도 고급식당 같은 데는 갈 일이 거의 없으니 나중에 가보게 되면 리뷰해보기로 하고.. 일상생활에서 가게 되는 가게들을 적당히 분류해서 정리해보겠다.
1) 테이크아웃 해가는 Imbiss 음식점 :
굳이 안 줘도 괜찮음. 현금으로 줄 때는 팁 겸 센트 자리를 올림 해서 액수를 쉽게 만들어 주기도 함. 예를 들면 4.89 유로라면 5유로로 계산해달라고 하고 5유로로 계산. 카드로 계산 시에는 굳이 챙겨주지 않아도 무방.
2) 테이블에서 먹는 저렴한 가격대의 레스토랑 :
맛과 서비스, 친절도가 괜찮았을 때 계산서를 받으면 평균적으로 그 액수의 10%-15% 정도를 더 해서 계산. 만족했을 시 좀 더 주거나, 불만족했을지 안줄 수도 있다. 만약 내가 학생이라 돈이 별로없으면 임비스 음식점 경우처럼 센트자리만 올림해서 주기도 한다. 보통은 두사람이서 먹으면 20-30유로 사이가 나올테니 2유로 정도 주면 적당. 카드결제할 경우 그 금액에 팁을 더해서 결제하기 보다는 카드로 원래 액수를 결제하고, 현금으로 2유로 정도를 직원에게 주는게 좋긴 하다. 갑자기 직원의 미소짓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서비스하는 입장에서는 팁이 합산된 금액이 그날 매출로 같이 잡히기 보다는 바로 내 앞으로 받는게 당장 더 이득이기 때문.
3) 테이블에서 먹는 중간 가격대의 레스토랑 :
나도 이런 곳을 많이 가본 건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저렴한 가격대의 레스토랑 경우에 비해서 20% 정도나 만족했을시 아예 한 5유로 정도의 얹어주는 경우도 있는 듯. 역시 카드결제로 합산하기보단 현금으로 바로 건네주는 것이 좋다.
4) 배달음식 :
배달음식도 배달원에게 팁을 주는 경우가 많다. 많이는 아니더라도 1~2유로 사이가 적당.
5) 미용실에서 :
식당 이외에도 미용실에서 결제할 때 현금으로 팁을 주는 것 경우가 많다. 안 주면 고객이 만족하지 못한 걸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음.. 역시 10-20% 정도.
4. 식사예절(나이프 사용)
디테일한 식사예절보다는 개인적 경험을 말하자면, 식기류 사용에 관한 것이다. 독일 친구와 가볍게 점심을 먹다가 아무 생각 없이 나이프에 묻은 음식물을 바로 입으로 넣어서 먹었는데, 친구가 놀라더니 보통은 나이프를 절대로 입안에 넣지 않는 다고 말해주었다. 음식물이 나이프에 묻었으면, 포크로 닦아내서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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